서울 한복판 비행 상어떼 출현, 조각가 김창환 'Fly to the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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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서울 하늘에 상어 떼가 나타났다.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러브리지 바로 아래다.


이 상어들은 조각가 김창환(45)이 만들었다. 모두 8마리로 길이는 3.5m 정도다. 2~10㎝ 길이의 가느다란 스테인리스 철사를 하나하나 용접해 만들었다.


상어들은 바닷속을 유영하는 생명체로 보이기보다는 유선형의 비행물체처럼 보인다. 무서운 이빨이 제거된 채 선으로 구성된 최소한의 형태는 공간에 그려놓은 드로잉 같다. 김씨가 만든 상어들은 일탈을 꿈꾸는 현대인들을 상징한다.





김씨는 늦은 나이에 미술대학에 들어가 조각가가 됐다. 직장 생활에 만족을 느끼지 못해 1997년 대학에 입학해 조각을 공부했다. “어릴 적부터 무엇인가 항상 만드는 것에 대한 기억 때문인지 회화보다는 조각에 매력을 더 느꼈다”는 고백이다.작가는 “상어들은 내 모습이기도 하다. 한 인간으로서 욕망이기도 하고 우리 사회 모든 일원의 모습이기도 하다”며 “포식자라는 느낌도 있지만, 개인에 대한 욕망이 표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이발, 건축공사현장 철근 가설, 웨이터, 신문 배달, 전기 부품회사, 누수탐지업 등 다양한 일을 하며 공부했다. 상어 조각도 철근구조물 설치에서 영감을 얻었다. 선과 선 사이의 간격이 만들어내는 어른거림이나 철선의 구성을 연구한 결과물이다.


영플라자와 에비뉴엘 사이 공간에 설치된 상어 조각은 김씨가 제작한 합성수지 상어 외형(몰드)을 바탕으로 했다. 작품당 5~6개월의 작업기간이 소요된다. 단순하면서도 매끈한 형태를 갖추기까지 적지 않은 노동력과 감각이 필요하다.





swryu@newsis.com상어들을 설치하기 위해 75m 높이의 고공 크레인이 투입됐다. 러브리지의 오픈 100일을 기념해 등장한 이 작품은 명동 주변은 물론 러브리지 내부에서도 볼 수 있다. ‘플라이투더스카이(Fly to the Sky)’라는 제목으로 31일까지 감상할 수 있다. 02-726-4429



 

출처 : 서울= 뉴시스